바 람 나 무
언젠가에는
가만히 있어도 되는 줄 알았다.
오늘도
내일도
바람이 부는 세월.
혓바닥이 부르트도록
빨아대는 情
볕살 좋은 날엔
노을이 벌겋게 아름다울 줄 알았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비바람이 한꺼번에 와도
젖지 않고 날지 않는
너도 갖고 있는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난 알아야 한다.
한모금의 아버지와
한모금의 어머니를 씹으면,
한묶음의 친구와
한묶음의 책을 씹으면,
認定,
다 그렇고 그런것들.
그것이 내가 찾는 정답이란다.. 선생님이.
또다시 던지워지는
바람 이는 속,
아니, 바람이 멈추지 않는 이 곳.
한꺼풀 한꺼풀
살점을 뜯어내는 장미.
벽에 거꾸로 매달린
흑장미의 미이라.
"언젠가는 네 원데로 가만히 있게 해주마"
아무렴 아무렴
밑둥 잘린 고목처럼 말야.
곱게 말라 멈춘 장미처럼 말야.
잎맥만 남기는 낙엽이 지혜로운 거야.
걸친게 많으면 귀찮은 법이지.
신경쓸게 많거든!
때가 되면 살점을 뜯는 장미.
다 갉힌 잎새라도 떨구어 주는 지혜.
집어치워!
認定,
다 그런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