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미르의 추억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빨간우체통77 2017. 1. 16. 08:30

 

 



 

 

사랑하는 당신

그동안 잘지내고 있는지요?
지하철에서 사람들에 낑겨

밀려드는 옆사람을 째려보다가..
창가에 비친 내모습에서

문득 당신 얼굴이 겹쳐졌습니다..

옆에서 이렇게 자꾸만 밀고 들어오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

잔뜩 추워진 날씨와 내리는 하얀 눈..
저는 여전히 두툼한 검은색 파카를 즐겨 입고 다닙니다..
기억나지요?

당신은 날보고 북극곰 같다고 깔깔웃었던..
당신의 웃음소리..

내마음을 절로 붕뜨게 만드는 웃음이었는데..

겨울내내 이 옷속에서

당신의 그 웃음소리를 듣고싶지만..

 

 



사랑하는 당신..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오늘 아침 머리를 감다가

갑자기 당신의 머리색깔이 궁금해졌습니다..

어떻게 검은 긴 생머리는 여전하신지..

아님..
요즘 유행에 따라 다른색으로 물을 들이셨는지..
머리감기 불편하다고 자르신다더니

혹시 짧게 자르셨는지도 모르겠군요..


이렇게 당신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게 궁금할땐..
전 대책이 없어집니다.

다만 그옛날 추억이 서린

삼청동의 계단과 공원을 서성일뿐..

다른 방도를 찾아내지 못했지요..여전히..

 

 


사랑하는 당신..

몸은 좀 괜찮으신지요?

요즘 감기가 극성이라는데

그새 감기가 찾아가지는 않았나 궁금해집니다..

매번 환절기때마다 기침을 달고 사는 당신이니
이번에도 여전하시겠지요?

 

당신 생각만 하면 옮는 변종인지

제게도 이놈의 감기가 좀처럼
날 떠나려 하지않군요..
죽도록 잡고 싶었던 당신을

그리 쉽게 보낸 대가로
이넘의 감기를 겨울내내 안고 살아가야 할 모양입니다..

아직도..

여전히..

사랑하는 당신..
당신을 떠나보냈어도

내가 당신에게서 떠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시청앞 지하철역에서 - 동물원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