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미르의 추억

그얼굴..그모습..

빨간우체통77 2016. 9. 5. 12:19

 


얼마전..

그 사람을 처음 보았습니다.
참 평범한 외모의 그 사람.. 
저의 이상형은 동화속에서나 나올 법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저를

처음으로 숨이 탁 막힐듯이

가슴을 콩닥콩닥하게 만든 그 사람은
그저 평범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과 마주치게 되면

10분도, 5분도, 아니.. 1분도...
서로 마주보며 대화를 하는것도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

 

우린 그냥... 아는 사람......
그 사람에게 저는 그저 아는 사람일 뿐입니다..

그렇게 몇초 스치는 순간을 위해

저는 많은 시간을 소비하여 
옷을 입고,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도 많이 하였답니다..

하지만,

그 몇초 마져 마주치지 못하는 날에는
다른생각은 전혀 할 수 없고..
머릿속은 온통 그사람의 모습이 그려지며..
그 사람의 목소리만 하염없이 메아리치고..
그렇게 밤새..

그 사람과 마주보고 있던 순간의

설레임과 두근거림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을 만큼 많이 힘들었습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

눈에서 멀어지면 가슴에서도 멀어진다는 말...
다 거짓인가 봅니다...
그 사람을 얼마동안 피해본 적도 있었지만,
그 기간동안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가 되어가는것 같았습니다...

지나가는 비슷한 사람을 보아도

그 사람일까 뒤를 돌아보고..
낯익은 목소리만 들려도

그 사람일까 한참을 두리번거리고..

양치질 할때도,

세수할때도,

티비를 볼때도,

밥을 먹을때도,

꿈속에서도...
그 사람의 모습과 그 사람의 목소리만 들려서

더욱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사진속의 그 사람은 
언제나 한결같이 저만을 바라봐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 사람과 함께 마주보고 있다는 것 조차도

제겐..

너무나 큰 행복이였습니다...


'저 건물 끝을 돌면 그 사람이 걸어오진 않을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그 사람이 서 있진 않을까'

 



속마음 다 털어놓는 둘도없는 친구와
술 한잔 기울이면서 "너 요즘 고민있니?" 라는 물음에도
"아니야.. 아무것도..." 하며

세상에서 나 혼자만이 알고있는..
가슴을 누르는 무거운 고민을 하며
하루 종일 떠나지 않는 그 사람의 모습을

애써 지우려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머리는 내보내라고 시키는데..
머리에서 불과 두뼘 밖에 되지 않는 가슴은

말을 듣지 않습니다.
머리가 허락 하지도 않았는데..

가슴은 그 사람을 살게 했습니다.


사랑하는 척 하는것 보다

사랑하지 않는 척 하는게 더 힘들다..

라는 말...

이제는 이해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 사람의 모습이..

그 사람의 목소리가..

그 사람의 미소가..
저를 이렇게 오랜시간 힘들게 하네요...

 



이제,

당분간은 지금보다 더 많이 힘들겠지만..

서서히 그 사람을 가슴속에서 내보내려 합니다...

가슴속 깊이 새겨진 그 사람의 이름도

나중에...

아주 나중에

희미한 흔적으로는 남아있겠지만

조금씩 지우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숨기고,

나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드는거..
이제 그만하고 싶습니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다른 인연으로

그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혹 그 사람이 저에게

"왜 그때 나를 계속 사랑하지 않았니?" 라고 물으면
너무 커져버린 사랑을

혼자만의 힘으로 버틸수가 없었다고...

많이 외롭고 지치고 힘들었다고...
내가 상처받게 될까봐 두려웠었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
.
.

 

그얼굴 그모습 - 산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