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우체통77 2017. 1. 21. 01:30



                                                       1985년 가을


케 치


한웅큼의 바람에 잠기는

눈동자라

눈물 지을 수 있을까.


허물어져 가는 날에

나의 살갗을 태워 드리워도

비익조(比翼鳥)의 눈빛으로

가슴팤에 그려지는

언어의 붓자국이야

올올히 날리우다

풀잎에 누워 물떼낀 크로가스.


한웅큼의 바람에도 잠기는

눈동자라

바라보고 싶다.

맺혀질 詩가 있기에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