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우체통77 2017. 1. 13. 09:30


불면 (不眠)


세상에는

사귈 기쁨이 많기도 한데


이 나이엔

무엇이 가슴 저리어 와

슬픔을 목숨같이 사랑하는가.


어느 가을 꽃밭에 들어

이름을 비워둔 풀잎에 서면


진한 쌍화차 냄새 끌어 올리는

하늘이 어리어

불현듯 붉어진 꽃잎처럼

속살 타는 밤.


아아. 지금은 어디든 밤이 깊어

문닫고 돌아 누워도

먼데 사는 그대 잠자리가

환하게 얏보이는 때.


Enya - Shepherd Mo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