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미르의 일상

어쩔 수 없나봐

빨간우체통77 2016. 11. 16. 08:39

 

 

 

 

 

늙었나보다..나도..

 

울 엄니와 아버님..

"TV진품명품"을 보시면서

물건의 감정가를 점찍으시면서 맞추실때..

 

"전국노래자랑"을 보시면서

인기상 장려상 우수상 최우수상에 걸맞는

출연자들을 맘대로 정하시면서

옥신각신 하실때..

 

나와 애들은 다른 채널을 보고싶은데

그러지못해서 억지로 같이 보거나,

거실아닌 다른방에 들어가 투덜거렸는데..

 

이젠 내가..

두분과 같이 그러고 있다..ㅜㅜ

 

 

울엄니 거실바닥에 보이는 먼지들을

손바닥으로 쓸어 모으고,

한곳에 모인 먼지들을

검지손가락으로 찍어서 버릴때,

청소기 놔두고 왜 저러시나..

왜 손바닥으로 궁상맞게 저러시나..그랬는데

 

요즘은 나도 그런다..

손바닥으로 모은 후에..검지손가락끝으로

먼지들을 찍어서 왼손 손바닥에 담은후에 버린다..

 

 

 

아버님은 물컵을 놔두고

드시던 밥그릇에다가 물을 따라서 드신다..

가끔은 밥그릇에 반찬 양념들이 묻어서

물을 따르면 기름이 둥둥 뜨거나,

고춧가루가 섞이는데도,

물컵은 놔두고 밥그릇에 물을 드신다..

 

난 그게 참 보기 싫었는데

요즘은 가끔 나도 그런다..

 

 

어쩔 수 없나보다..

닮아가는 사람들..

하나..둘..

그사람을 닮아가는......



 

 

The River In The Pines - Joan Baez